알고보면 더 재밌는 파리 2탄 : 개선문, 라데팡스, 콩코르드
개선문에 방문한다면 꼭 라데팡스의 그란데 아르슈를 보고, 그대로 뒤돌아서 콩코르드 광장을 한눈에 담아보며 파리 도시의 축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상상 이상으로 좋았던 '개선문'과 거기서 본 또 다른 '근대의 개선문' 라데팡스까지, 역사와 현대가 하나의 축으로 이루어져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선문과 현대의 개선문
라데팡스–개선문–콩코르드 광장까지 도시를 가로지르는 일직선 축(linear axis)으로 놓여있다. 지도상으로도 보이는데 실제로도 한번에 보일거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 날씨가 좀 더 좋을때 가면 콩코르드광장에서 라데팡스까지도 보였다.
개선문에서 라데팡스쪽을 바라보았을 때, 현대 고층건물들 사이로 육면체의 프레임 하나가 보인다. 그게 바로 '그란데 아르슈(La Grande Arche)'이며 현대 개선문이자, 라데팡스라는 근대 도시계획의 상징이다.
처음엔 '가운데가 뚫긴 사각형 매스인가? 아니면 막혀있는 면이 있나?' 싶었는데 정말로 보이드(비워진구조)였다. 양 옆으로 고층건물이 만들어낸 스카이라인이 그랑드아르슈에의해 뚫려있는 듯 했다. 단순한 매스이지만 이 보이드가 압도적인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개선문과 콩코르드로 이미 이루어진 직선 축과 그 축이 파리의 신도시 라데팡스(La Défense)까지 이어지는데 그 끝에 가운데가 완전히 뚫려있는 정육면체 매스를 과감하게 배치했다.
정말 최고의 자리에 최고로 어울리는 건물이 아닐까? 이 자리에 그란데 아르슈말고 다른 건물을 배치했을때를 상상하기 어려웠다. 단순한 매스지만 컨셉츄얼하면서도 의미와 역사, 사이트 위치까지 다 잡은 '정답'같은 건물이라 너무 신기했다.
만약 뚫려있는 보이드 뒤에 새 건물이 들어서서 매스를 깨버린다면 이 감동은 다시는 느낄 수 없을것 같다. 양 옆의 고층건물들 사이에 가운데 보이드가 보이드로 유지될 수 있는게 신기하기도했다. 앞으로도 보이드를 깨지 않게 저 방향으로는 건물을 안지을건가? 궁금하기도하다.
다음엔 직접 라데팡스에 가보려한다. 그랑드아르슈 앞에서 반대로 개선문과 콩코르드까지 이어지는 축을 눈에 담고싶다.
사실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은 큰 감흥이 없었다. 철골구조...의 느낌. 나에게 파리라는 도시의 큰 감동을 준건 개선문이었다. 과거와 현재, 기념비와 도시, 그리고 스케일의 충돌을 한 프레임 안에 넣을 수 있다니. 파리만이 가능한 장면이 아닐까. 하나의 개별적인 아름다움으로 받는 감동이 아닌, 도시로 부터 받는 감동은 처음이었다.
파리 도시를 읽다
라데팡스에서부터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자동차,
개선문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방사형 도로,
비슷한 외관의 아파트
그 뒤로는 상젤리제 거리와
끝자락에 위치한 콩코르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흐름
역사와 현대의 강한 대조와 연속적인 시퀀스가 한 눈에 보이는 직선 축 이었다. 이 직선 축 위에 담긴 서사는 그저 시각적인 기념비 축이 아니라 도시의 역사와 구조를 한눈에 경험하게 해주는 '공간적 서사'였다.
도시설계가 진짜 체감되긴 하나? 축이 얼마나 중요한가? 싶었던 어리석은 생각을 이 강렬한 축이 깨부쉈다. 도시의 축과 사이트의 맥락이 이런거구나.
1800년대 중후반, 혼돈과 낙후의 상징이었던 파리를 전면 재정비한 오스만의 파리 개조 사업.
비슷한 형태로 생겨난 아파트들,
자동차(그땐 마차)와 인도를 처음으로 구분한 샹젤리제거리 ,
도시의 뼈대를 갈아엎으며 만든 ‘현대 도시 파리’의 원형을 만들면서 개선문을 중심으로 방사형 도로가 생겨났다.
이 도시계획에 돈 없던 예술가들이 밀려나면서 모여 생기게된 몽마르트르 언덕의 예술촌까지 도시계획이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이 도시의 골목골목이 말해주고 있었다. 19세기 도시계획의 산물이라는 걸 알고 보니 파리 전체가 살아 있는 박물관 같았다.
잠깐 머물렀을 뿐인데,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대리로 생기는 기분이랄까. 건축과 도시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파리는 여행지가 아니라
‘도시를 읽는 경험’알게해준 살아있는 박물관이어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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